프랙탈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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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탈은 아무리 작게 보든, 크게 보든, 어떤 길이 단위에서 보아도 특정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도형이다.
자신의 작은 부분과 큰 부분의 모양이 닮아 있기에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을 가진다고 불리며, 어떤 길이 단위를 보아도 구조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척도 불변 구조’(scale-invariant structure)라고도 불린다. 위의 움짤처럼 아무리 확대해서(혹은 축소해서) 보아도 똑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유사성과 척도불변의 수학적 정의는 멱법칙(power-law)으로 이어진다.
수학으로 넘어가기 전에,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을 이용해서 멱법칙과 프랙탈을 연관지어보자.
시각적 이해, 가로수길 여행

당신은 무한히 직선으로 이동하는 카트에 몸을 실었다. 기다란 길의 양측에는 가로수가 일정 간격으로 심어졌다. 카트가 이동하면, 당신의 눈에 비치는 풍경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일단 멈춘 상태의 시야에서 나무가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보자.
고정된 시야각 내부의 이미지만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멀리 떨어진 곳을 볼 수록, 시야가 넓어져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사물이 작아 보인다.
거리와 시야의 가로-세포 폭은 선형으로 비례한다. 그리고 물체의 가로 세로 길이는 거리에 반비례한다.
나로부터 r만큼 떨어져 있는 물체 이미지의 가로-세로 폭은

그래서 이렇게 보인다. 자연스러운 원근법이다.
만약 당신이 몽골인을 능가하는 시력을 가졌다면, 바로 옆에 있는 나무와 무한히 멀리 있는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모든 거리의 나무를 볼 수 있는 이상적인 그림은 프랙탈 구조를 가진다. 그림을 무한히 확대할 수 있다면, 마치 카트를 타고 무한히 걸어다니는 듯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부드러운 무한 반복 영상을 만들고 싶었는데 마음에 안 든다.
위 움짤은 원본 영상을 점차 확대시키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림이 이상적으로 잘 그려졌다면 완벽한 프랙탈을 이루어서 무한히 확대 되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어떤가? 마치 맨 처음에 보았던 움짤하고 느낌이 비슷하지 않은가?
움짤을 보고 있자면 ‘척도 불변’의 의미가 더 뚜렷하게 다가온다. 시야에는
수학적 증명, 측도 불변 함수는 멱함수다
어떤 함수
실수
모든 멱함수는 측도 불변임이 명확하다.
대표로 삼차함수를 이용해서 멱함수의 측도 불변을 시각화해 보았다.
여러 x축 척도를 가지는 삼차함수를 여러 개 만들어 준다.
시각적 반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검정색과 빨간색의 반복으로 그래프를 그린다.

이럽게 겹쳐 그린 13개의 그래프를 확대해 보면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

혹시 아무 함수나 이런 식으로 척도를 달리 하면 위와 같은 반복성을 보이지 않을까?
대표로 지수함수를 이용해 그려보면, 영 자기유사성을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프랙탈 차원과 연관
간혹 가다 프랙탈 도형은 정수가 아닌 실수의 차원을 가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코흐의 눈송이는 1.26의 차원을 가진다. 1차원과 2차원의 사이에 있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 차원을 구한 걸까?
프랙탈을 비롯한 일반적인 정수 차원에도 도입할 수 있는 정의는 이렇다.
r길이의 척도를 가지는 단위 도형으로 공간을 채울 때, 단위 도형이 필요한 수를 N이라고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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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1차원 막대라면, 막대의 길이를 1로 두자.
1/2 길이 단위 도형으로는 2개, 1/3 길이 단위 도형으로는 3개가 선을 뒤덮는 데에 필요하다.
2차원 도형이라면, 도형의 한 변의 길이를 1로 두자.
변의 길이를 1/2로 축소한 단위 도형으로는 4개, 1/3으로 축소한 도형으로는 9개가 전체를 뒤덮는 데에 필요하다.
또 멱법칙이다. 차원이 D일 때, N(r)과 r은 다음 관계식을 따른다.
프랙탈에서는 이 관계가 정수가 아닌 실수 D에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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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흐의 눈송이를 이용해 차원을 구해보자. 제일 처음 0단계에서 정삼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1로 두자. 시행이 n번 진행됨에 따라
멱법칙을 따르는 확률적 프랙탈의 상관함수
지금까지 본 프랙탈들은 너무 완벽했다. 코흐의 눈송이처럼 정확한 규칙에 따라 무한히 패턴을 반복했다. 그러나 혹자는 해안선, 구름, 산맥, 나무 가지 등등이 프랙탈 구조를 가진다고 들었을 것이다. 이런 의문을 품어보지 않았는가? ‘자연물들은 명확한 패턴을 따르지 않는데 왜 프랙탈이라고 부르는 거지?’
불완전한 패턴을 보이는 자연물도 프랙탈이라고 인정해 주는 이유는, 이들도 멱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공간에 분포된 변수들의 상관함수(correlation function)가 멱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확률적 프랙탈(stochastic fractal)또는 통계적 프랙탈(statistical fractal)이라고 부른다.
‘공간에 분포된 변수’라는 건 각 위치의 한 점이 변수를 가진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산맥의 경우, 특정 위도 경도에서 고도가 ‘공간에 분포된 변수’이다. 구름같은 경우는 3차원 공간의 한 점 (x, y, z)가 하얀지, 투명한지 여부가 될 것 같다. 상관함수C(r)는 특정 거리 r 만큼 떨어진 두 점에서 변수들의 상관성을 나타낸다. C(r)이 1에 가깝다면 두 점은 거의 항상 같은 변수 값을 가지고, 0에 가깝다면 두 점의 변수값은 독립적이다.
식으로는 이렇게 정의된다.
지금 드는 의문은 ‘멱함수가 프랙탈하고 관련있는 건 알겠는데, 상관함수가 멱함수인 게 왜 프랙탈하고 연관되지?‘이다. 필자는 통계역학 시간에 도저히 멱법칙 상관함수와 측도불변의 연관을 이해하지 못 했으며, 교수님께 여쭤볼 엄두도 내지 못 했다.
왜 이런지는 직접 예시를 보는 편이 빠르다.

https://blog.dougmet.net/2009/05/critical-point/
위 시스템에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픽셀들이 하양, 혹은 검정으로 칠해진다. 그리고 픽셀들의 색은 멱법칙 상관함수를 따른다. 놀랍게도 4개의 그림은 독립적인 그림이 아니다. 오른쪽 그림은 바로 왼쪽 그림의 일부분이다.

이렇게 축적을 4배로 확대하는 과정이었다.
보다 보니 측도 불변이라는 말이 와닿는 것 같다. 확대를 하든 말든, 검은색 덩어리의 크기 분포가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전체 시야에서 25%정도를 점유한 큰 덩어리 하나, 5% 정도를 점유한 작은 덩어리 네다섯개, 나머지 찌끄래기들이 아주 많이. 4개의 시야에서 모두 이런 인상을 준다.
막상 상관함수를 보면 또 헷갈려진다. C(r)은 분명 거리가 멀어질 수록 작아진다.
C(r) ∝ r^(-α)
멀리 떨어진 두 점은 가까운 두 점보다 상관관계가 약하다. 당연한 얘기다. 그럼 어떻게 “모든 길이 규모가 동등하다” ‘측도 불변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핵심은, 시야가 넓어지면 보는 눈도 대충 본다는 것이다. 프랙탈이 따르는 것은 ‘거리불변’이 아니라 ‘측도’불변이다. 측도는 늘 상대적이다.

제일 왼쪽 사진의 한 변 길이를 1로 두자.
아까 언급한 ‘큰 덩어리’를 ‘덩어리 폭이 시야 폭의 1/4 정도인 것’으로 정의하자.
시야 폭이 1이라면 덩어리는 1/4눈금으로 판단하고,
시야폭이 1/4이라면 덩어리는 1/16눈금으로 판단한다.
덩어리를 판단할 때면, 눈금 거리의 상관성과 시야 폭 거리의 상관성을 상대적으로 비교한다. 덩어리로 보이려면 눈금 거리만큼 떨어진 픽셀들의 상관성이 시야의 끝과 끝 픽셀(시야 폭만큼 떨어진 픽셀)들의 상관성보다 비교적 커야 한다.
제일 왼쪽 사진의 경우,
C(r)이 멱함수라면 두 값이 똑같다. 일반화를 해 보면 판단한 값이 확대 배율에 불변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픽셀들이 멀리 떨어지면 상관성이 약해지긴 하지만, “척도에 비례해서” 약해진다. 그래서 각 척도에서 보는 “상대적 중요도”는 똑같은 것이다.
자연의 확률적 프랙탈들이 바로 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개별적으로는 무작위적이고 불완전하지만, 통계적으로는 측도 불변성을 보이는 것이다.
멱법칙의 수학적 기원: 라플라스 변환
그렇다면 왜 자연에서 멱법칙이 그토록 자주 나타나는 걸까? 여기에 깊은 수학적 이유가 있다.
기본 아이디어: 모든 스케일의 합
일반적인 물리 현상에서는 특정한 길이 스케일
이것은 단일 스케일
하지만 프랙탈 시스템에서는 특정한 스케일이 없다. 모든 길이 스케일이 동등하게 중요하다.
다르게 말하면, 모든 길이 스케일의 correlation이 섞여 작용한다.
수학적으로 이것은 다음을 의미한다:
모든 가능한 길이 스케일
이 적분을 계산하면:
놀랍게도 멱법칙
일반화: 가중 적분
더 일반적으로, 각 스케일
특히
치환
적분
따라서:
즉, 가중치 함수의 지수
물리적 해석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
단일 스케일 시스템: 특정 길이
에서만 지수 감쇠 → -
프랙탈 시스템: 모든 길이 스케일
가 기여 →
각각의 길이 스케일
프랙탈에서는 이 모든 스케일이 빠짐없이, 연속적으로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모든 길이 스케일이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프랙탈의 본질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라플라스 변환은 지수함수들의 연속적인 합이 어떻게 멱함수를 만드는지 보여준다.